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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것은 아름답다
文 熙 鳳(시인·평론가)  |  sjc@tvsj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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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5  09: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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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熙 鳳(시인·평론가)  

화평을 가지고 다니면 가는 곳마다 친구가 생긴다. 선함을 가지고 다니면 외롭지 않고, 정의를 가지고 다니면 함께 할 사람이 있어 좋다. 진리를 가지고 다니면 청중이 모이고, 자비(사랑)를 가지고 가면 사랑이 싹터 좋다. 성실함을 가지고 다니면 가는 곳마다 믿음이 있고, 거짓을 가지고 다니면 불신이 생기고, 게으름을 가지고 다니면 멸시와 천대가 뒤따른다.

사리사욕을 가지고 다니면 원망과 불평이 따르고, 차별 편벽을 가지고 다니면 불화가 생겨 나를 괴롭힌다. 칭찬을 가지고 다니면 웃음이 뒤따르고, 휴식을 지니고 다니면 몸이 편안해진다. 책을 지니고 다니면 신문명이 반긴다.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다니면 무병장수가 뒤따르고, 지혜를 가지고 다니 밝은 세상이 빨리 구현되며, 유머나 재치를 가지고 다니면 세상이 밝아진다.

아래에 견주면 남아서 마음이 편안해진다. 문명과 달리 자연은 사람을 소생시켜주며, 바다는 아무리 큰 비에도 옷이 젖는 법이 없다.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키며, 나무를 가꾸는 사람에게는 내일이 있다. 출중하다 생각하는 나무는 톱의 침입을 받고, 나무를 베는 사람은 오늘에 만족하며 산다. 쥐는 고양이의 밥이다. 고양이는 개의 밥이다. 개는 호랑이의 밥이다. 호랑이는 코끼리의 밥이다. 그러나 코끼리를 죽이는 건 쥐다.

운전솜씨가 좋은 사람은 존경 받고,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은 주어진 환경에 맞춰 꿈과 희망을 갖고 사는 것이며, 꿈을 꾼다는 것은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은 기회와 희망 없이 사는 것이다. 보복운전, 난폭운전을 하는 사람은 저질 인간의 부류에 속하고, 꿈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꿈꾸는 사람을 가혹하게 다룬다.

시련이란 해가 떠서 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가피한 것이라 생각하면 성공확률이 높다. 자연은 화장기 없는 시골 처녀 같은 인상으로 나에게 매일 다가온다. 씨암탉 꽁무니에서 빠져나온 달걀의 숫자만을 세는 사람은 내일이 보장되지 않는 사람이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발명과는 거리를 두고 사는 사람이다. 씨암탉인 데도 끓는 물에 넣어 털을 뽑고 싶어 하는 사람은 내일과는 담을 쌓은 사람이다.

때와 장소를 가려 적절한 방법으로 칭찬하는 사람은 질책도 때와 장소를 가려하고, 자식교육에서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부모는 자식의 영을 살지게 하는 사람이며, 담장 위로 톱질당한 감나무 이파리에 살포시 내려와 다독여주는 햇살 같은 사람의 가슴 속에는 따스함이 자라고 있다. 역효과를 가져오는 칭찬을 즐겨하는 사람은 비전이 없고, 자식교육에서 자존감을 짓이기고 자기식으로 밀어붙이는 부모는 자식을 잃으며, 말 한 마디 잘못하여 평생 후회하고 사는 사람의 가슴속에는 구정물만 가득하다.

구름이 흘러간다. 평화로워 보인다. 어깨동무하며 흩어졌다 뭉쳤다를 반복한다. 헤어지고 만나는 연습을 하는 것 같다. 강물도 흘러가고 바람도 흘러간다. 강물은 흘러흘러 바다로 간다. 바다는 모든 것을 받아준다. 더럽고 지저분한 것들도 모두 받아준다. 바람이 흘러가니 나뭇잎들이 좋아라 춤을 춘다. 나뭇잎은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이 흘러간다. 시간이 흐를수록 돌멩이 같던 생각들이 부드러워진다. 그렇다. 나쁜 기억일수록 오래오래 간직할 필요는 없다. 오래 기억하면 할수록 내 몸속에서 큰 종양을 만들어 결국은 나를 이 세상 사람의 대열에서 이탈하게 한다.

마음도 흘러가고 시간도 흘러간다. 흘러가는 마음도 잡을 수 없고, 흘러가는 시간도 잡을 수 없다. 시간이 흘러도 고장난 문은 열리지 않는다. 베풀고 칭찬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은 흐를수록 내 얼굴을 맑고 깨끗하게 만들어 준다. 흐르지 않고 멈춰 있으면 썩는다. 고인 물에 숨통을 트게 해주어야 물고기도 살아남고, 수초도 살아남는다. 삶도 썩을 텐데 흘러가니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늘 20대라고 생각해 본다. 그래야 무미건조한 삶에 금방 싫증을 느끼지 않는다.

아픈 일도 흘러가고, 힘든 일도 흘러가니 감사하다. 자식을 앞세우는 일은 못할 짓이다. 그러나 그게 인위적으로 되는가. 자식은 부모가 죽으면 청산에 묻지만 부모는 자식을 자기 가슴에 묻는다. 가슴에 묻고 어떻게 살아갈까. 그러나 흐르는 시간 덕분에 그래도 살아남는다. 내세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세월이 흐르는 건 아쉽지만 새로운 것으로 채울 수 있으니 고맙다. 비워놓지 않으면 용량초과가 되어 아무리 좋은 것들이 들어와도 받아들일 수 없다. 금년 농사로 수확한 것들을 비워놓아야 다음 해 수확물을 보관할 수 있다. 창고는 그때 그때 비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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