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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문희봉(시인·평론가)  |  sjc@tvsj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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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9  00: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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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봉(시인·평론가)

우리나라가 대한민국이란 국호를 가진 나라가 맞나?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 국가란 말이 맞나? 어쩌다 우리나라가 이 지경이 됐는가? 뭘 하나를 해도 북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통일부가 자체 웹사이트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으로 지목돼 온 김영철의 이름을 삭제했다. 도발 당시 김영철은 대남 공작 총책인 정찰총국장이었다. 미국은 김영철을 독자 제재 대상에 올렸다. 북에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같은 도발을 지시할 수 있는 사람은 김씨 부자밖에 없고, 그것을 실행할 기관은 정찰총국밖에 없다. 그런데 지난 2월 김영철이 방한하자 열렬히 환영하면서 청와대는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에서 누가 (폭침) 주역이라는 이야기는 없었다.'며 말을 흐리기 시작하더니 이젠 그 이름 자체를 삭제했다. 아예 면죄부를 주려는 것이다. 앞서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은 '북한 이해' 최신판에서 대남 군사 도발 역사를 통째로 들어냈다.

그것뿐인가? 교육부와 국방부 등도 북 도발 흔적을 지우고 있다. 교육부는 올 초 새 역사 교과서 집필 기준 초안에서 '북한의 6·25 남침'을 뺐다가 비판이 거세자 최종 시안에서 복원했다. 그러나 친(親)전교조 교육감들이 만든 한국사 중학교 보조 교재는 '6·25 남침'이 빠지고, 고교 교재는 북의 군사 도발이 아예 서술되지 않은 채 전북·광주·세종 지역 학생들에게 배포됐다. 이대로 가면 우리 학생들은 6·25 남침조차 모르게 될 판이다. 아니 6·25를 북침으로 알게 될지도 모른다. 국방부는 최근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 '우발적 충돌'인 것처럼 읽힐 수 있는 국회 설명 자료를 만들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북한 도발 역사를 기록에서 지워가다 보면 북의 폭력적이고 호전적인 본 모습이 가려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다. 북 도발로 희생된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들과 당시 희생된 그들의 부모들은 국가를 원망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북은 조금도 달라진 것 없다. 단지, 우리 정부 및 일부 국민이 달라졌다 생각할 뿐이다. 언제 바뀔지 모를 이 상황에 우리 정부는 대북지원 프로그램에 열을 올리고... 일부 국민은 남북이 자유 체제에서 하나가 될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중국 '장제스'의 몰락과 '베트남의 통일'이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지 않은가?

엊그제는 대한민국에서 160여 명이 방북하여 ‘10·4 선언 11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북의 리선권은 ‘개성·금강산 중단은 남쪽의 反 통일세력 때문’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이에 대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환경이 마련되면 개성·금강산 정상화’가 곧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 화답했다.

남북의 민관 단체들이 5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개최한 '10·4 선언 발표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에서, 우리 측 인사들은 ‘환경이 마련되면 정상화될 것’이라고 호응했다. 북한은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의 조속한 착공과 대북 제재로 막힌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주장했다. 서두를 일이 아니다. 비핵화가 가시적으로 이루어지고, 미국의 대북 제재가 풀리면 자연스레 협의될 일이다. 선조치 후 후대응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들이 주장하는 선대응 후조치에 우리가 동조하고 있다.

개성공단 중단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금강산 관광 중단은 북한 군인의 우리 관광객 사살로 인한 결과였지만 그 책임을 모두 대한민국에 돌리는 데 우리가 동조한 결과가 돼버렸다.

이에 대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연설에서 ‘판문점 선언으로 철도·도로 연결, 산림 협력이 시작됐다.’며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도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다시 정상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해찬 대표는 ‘경제협력은 철도 협력을 시작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정상화, 경제공동특구, 동해 관광공동지구로 발전해가고 있다.’고 했다. 위 제재가 풀리면 자동적으로 해결될 것을 여당 대표가 앞서가도 한참을 앞서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그러면서 기자들과의 환담 자리에서 보수를 말살시키고, 지금의 집권세력이 앞으로 수십 년을 더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 이런 개인 생각을 적성 국가인 북한에까지 가서 할 말인가 되묻고 싶다.

리선권은 이날 오후 남북 고위급 회담 대표단 협의가 열리기 전, 우리 측 조명균 장관이 만남 장소인 고려호텔에 늦게 나타나자 ‘단장부터 앞장서야지 말이야.’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복도에서 기다리던 리선권은 2~3분 늦은 조 장관과 회담장에 들어서며 ‘조평통 위원장이 복도에서 할 일 없는 사람처럼 말이야. 일이 잘될 수가 없어.’라고 했다. 조 장관이 ‘제 시계가 잘못됐다.’고 하자, 리선권은 ‘자동차가 자기 운전수 닮는 것처럼 시계도 관념이 없으면 주인 닮아서 저렇게…’라고 했다. 외교적 결례다. 우리를 우습게 보고 언급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창피를 당하면서까지 회담을 해야만 하는지 의구심이 드는데 이는 나만의 생각일까?

이날 우리 지방자치단체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림룡철 북한 민화협 부위원장은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북의 굶주리는 주민들에게 돈을 쥐여 주는 형식은 우리 인민들도 바라지 않는다.’며 ‘우리 자존심이 있고, 그런 단계는 지나갔다.’고 했다.정말 그럴까. 여기에 한 수 더 떠 우리 지자체 인사들은 앞다투어 북한과의 공동 행사를 제안했다. 제 정신인가 묻고 싶다.

北이 초청한 10·4 행사라지만 사실상 노무현재단 행사인데 정부는 수송기를 제공했다. 그 비용은 누가 떠맡는지 궁금하다. 행사비가 2억 8000만 원이 든다고 한다. 그런데 그 돈을 초청한 측이 내는 관례 깼다. 정부는 방북단 체류 비용을 실비(實費)로 북측에 지급할 방침이라고 하니 기가 찰 일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2억 8000만 원 범위 이내에서 행사를 치르는 것으로 지난 1일 (남북협력)기금 심의가 이뤄졌다.’며 ‘(비용 지급은) 비용의 구체적인 내용, 세부 일정이 (북측과) 협의가 완료돼야 하기 때문에 (비용 지급은 귀환 전) 최종 정산 과정에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2억 8000만 원은 총 행사 비용’이라며 ‘체류비를 어느 부분까지 지불할 것인지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 비용 2억 8000만 원은 하늘에서 떨어진 돈인가? 모두 국민들이 낸 혈세다. 혈세를 그렇게 마음대로 써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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